출근길 곳곳 혼잡·불편

"출발지 아니면 아예 못타" 일부는 정류장 거슬러가 탑승
먼길 돌아 지하철 이용도…국토부는 "원활했다" 자평
< 언제 타려나… > 광역버스 입석 금지가 시행된 첫날인 16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 지역난방공사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언제 타려나… > 광역버스 입석 금지가 시행된 첫날인 16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 지역난방공사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역버스 전면 좌석제(입석 금지)가 시행된 16일 오전 6시20분. 경기 용인시 수지 지역난방공사 버스정류장에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200m 정도 줄을 서 있었다. 평소보다 2배나 길었다. 평소 이용하는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는 버스를 타지 못해 지각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버스 기점(출발지)인 이곳으로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인 오후 7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의 상황도 비슷했다. 강남역 일대 버스정류장에는 평소보다 3배나 많은 승객이 인도 위에 줄을 길게 섰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인도를 가득 메우자 통행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도 많았다. 한 시민은 “출근 때는 기점까지 걸어 가서 버스를 타 지각은 면했지만 퇴근 길 집에 돌아가는 것도 걱정”이라며 “매일 어떻게 출퇴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면 좌석제 시행 첫날 경기 지역 정류장 곳곳에서는 “기점이 아닌 곳에선 아예 버스를 탈 수 없다. 안전도 좋지만 충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서울행 광역버스 기점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고, 일부 정류장에선 만석인 버스들이 그냥 지나쳐 시민들이 발만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웠다.

이 때문에 광역버스 대신 택시나 마을버스로 지하철역까지 이동해 출근하는 시민도 많았다. 용인에서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우모씨(29)는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놔두고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거리를 이동해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윤모씨(31)도 “지금 대학교가 방학 기간인데도 이 정도인데 학생들까지 몰리는 개강 시즌이면 광역버스 타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집에서 빨리 나왔는데도 출근시간이 두 배가 걸렸다” “버스 8대가 그냥 눈 앞에서 지나갔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이에 따라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증차는 물론 남은 좌석을 알리는 전광판을 광역버스에 설치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류장에서 탑승객 숫자를 체크하던 한 버스회사 직원은 “광역직행버스(M버스)의 경우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승객들이 위험하게 몰려들거나 자리를 확인하는 혼잡이 덜했다”며 “모든 버스에 이런 장치를 설치하고 입석 금지를 시행했다면 이 정도의 혼란과 불편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지역에선 특정 시간대에 다소 혼란이 발생했지만 입석 탑승을 자제해준 이용객들의 협조로 전반적으로 원활했다”고 자평했다. 국토부는 전면 좌석제 시행 첫날 점검 결과를 토대로 경기도 내 중간 정류장에서 출발해 서울로 들어오는 출근 버스를 1~2주 내 증차하기로 했다.

김태호/백승현 기자 highkic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