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진행…발생원인·독성 등 분석

(세종-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4대강 수질 오염의 결과로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가 대량 번식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환경부가 구체적인 분포 실태와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4대강 유역환경청 및 물환경연구소, 태형동물(笞刑動物) 관련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이달부터 11월까지 4대강 본류에서 분포 실태를 조사한다고 15일 밝혔다.

큰빗이끼벌레의 국내 분포 실태와 독성·유해성 여부를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사, 연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의 자체 독성과 함께 소멸할 때 발생하는 암모니아의 독성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큰빗이끼벌레의 발생, 소멸에 관여하는 수온, 수질 상태와 플랑크톤 등도 연구 대상이다.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가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학계의 보고는 없으나 독성과 유해성에 관한 논란의 불필요한 증폭을 막고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 이를 명확하게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큰빗이끼벌레는 물속에 사는 무척추동물이면서 태형동물의 한 종류다. 1mm 정도 크기의 개체들이 젤라틴질 물질을 분비하면서 군체를 형성하고 있다.

물속의 바위나 수초, 나뭇가지, 그물망 등에 달라붙어 세균과 조류, 동물플랑크톤을 먹이로 삼아 서식한다. 군체는 이끼가 바위에 붙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고, 개체는 빗 모양이다.

자체 독성과 별개로 해외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취수관을 막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류덕희 국힙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취수시설 감시를 강화하고 취수구 주위의 큰빗이끼벌레는 제거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 이후 유속이 느려지면서 강의 호소화가 급격히 진행돼 큰빗이끼벌레가 출현하고 있다며 환경부에 공동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8일에는 북한강 상류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은 11일 영산강 상류를 방문한 자리에서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으로 생긴게 아니다"라며 "죽산보는 수질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큰빗이끼벌레는 정체된 수역의 지표이고 녹조는 수질악화의 증거"라며 환경단체와 공동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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