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부장검사 이름과 함께 기재
檢 "사건 본질은 살인" 선그어
현직 서울시의원 김형식 씨(44)가 연루된 ‘재력가 살인교사 사건’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살된 재력가 송모씨(67)의 장부에서 현직검사에게 200만원이 건네진 정황이 포착됐다.

1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송씨의 장부에서 수도권 한 검찰청에 근무 중인 A부부장검사의 이름과 함께 ‘200만원’이라는 금액이 나란히 적힌 것을 확인했다. A검사의 이름이 적힌 날짜는 2005년 이후로, 용도는 명기되지 않았다. 송씨는 ‘매일기록부’라는 이 장부를 1991년부터 작성해왔다.

장부에는 김씨 외에도 전·현직 시·구의원과 경찰·구청·세무·소방 공무원 등 수십명의 이름과 이들에 대한 금전 지출 내역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가 지역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송씨의 장부에 검찰과 경찰 관계자 이름까지 적힌 것을 볼 때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각종 송사에 휘말렸던 송씨가 수사 무마 등 목적으로 사정당국에까지 손을 뻗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A검사는 2003에서 2005년 사이 송씨의 사업체 등이 소재한 서울 강서구를 관할지로 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A검사는 검찰을 통해 “2005년 지인 소개로 송씨를 알게 돼 한두 번 만나 식사했고 그 후 몇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금전거래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정·관계 로비 정황에도 “본질은 살인 및 살인교사”라며 선을 긋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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