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 29개대 신임 총장 분석해보니…

성낙인·최경희·김인철 총장 등 구조조정 헤쳐갈 비전 제시
50대 '영파워'·이공계 약진…여성 3명 '유리천장' 여전
50대 ‘젊은 총장’의 대거 등장과 이공계의 약진. 오는 8월 임기를 시작하는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내정자(52)를 포함해 올해 새로 총장 임기를 시작했거나 취임 예정인 전국 29개 대학 총장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변화다. 소통을 강조하며 광범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학개혁을 이끌어가는 ‘네트워크형 총장’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위기의 대학들…'네트워크형 총장' 뜬다

○보직교수 거쳐 대학 행정경험 풍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경제신문이 22일 올해 취임했거나 취임 예정인 29개 대학 총장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 64.4세로 나타났다. 60대가 15명(51.7%)으로 가장 많았지만 50대도 10명에 달해 ‘젊은 총장’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내 학부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출신이 7명으로 전체의 25%다.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총장은 15명(약 52%)이며 그중 13명이 미국에서 학위를 받았다. 전공별로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18명(약 62%)으로 여전히 주류를 차지했지만 이공계 출신자(35%)도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단과대 학장이나 대학본부 기획처장 등 보직교수 출신은 18명(약 62%)으로 다수를 차지해 대학행정을 해본 경험이 총장으로 선출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3명으로 최경희 내정자를 제외한 2명은 설립자 친척이어서 ‘유리천장’(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서울법대 학장을 지낸 성낙인 서울대 총장 후보자(64)는 프랑스 파리2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점을 제외하면 ‘서울대 출신으로 미국에서 인문·사회계열 박사학위를 받은 보직교수 출신 60대’라는 표본에 가장 가깝다.

○개혁 열망과 강한 추진력 돋보여

위기의 대학들…'네트워크형 총장' 뜬다

신임 총장들은 정원 감축 등 대학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성 후보자 등은 법인이사회, 김인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직선제로 선출되는 등 선출 방식은 달랐지만 개혁에 대한 열정이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서울대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로 선출된 성 후보자는 관악캠퍼스 인근에 연구병원을 설립하고 생명공학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과 교수진 확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평소 친화력이 뛰어나고 학생들과 소통도 잘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동료 교수는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관계 인맥이 넓고 추진력이 강한 성 후보자가 서울대 폐지론과 같은 ‘외풍’을 막아주기를 바란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이화여대는 젊은 총장을 내세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경희 내정자는 1980년 이후 최연소 총장이다. 최 내정자는 또 역대 이대 총장 중 유일한 이공계 출신이다. 여자대학의 한계에서 벗어나 산학협력에 주력하는 등 최근 학교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으로 일하는 등 네트워크도 넓다는 평가다.

개교 60주년을 맞아 본교와 분교 통합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외대도 ‘소장파’인 김인철 총장(57)을 내세워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어문, 인문학과 사회과학 및 이공계를 결합시키는 융·복합 학문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글로벌 캠퍼스와 의과대학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김 총장이 올해 초 취임 이후 본교·분교 통합 원년은 물론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학교를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낙훈 동덕여대 총장(63)도 학교 안팎의 개혁과제들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는 취임 후 총장 견제기구인 총장자문위원회를 만들어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는 뜻을 밝혀 학내 안팎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임기훈/정태웅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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