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침실 따로 주방·욕실 공유
취미·문화생활 하며 친분
서울·수도권 2000여실
1인가구 모인 '셰어하우스' 뜬다

20일 새벽 서울 동교동에 있는 임대주택 ‘보더리스 하우스’ 2층 거실에선 서로 다른 국적의 20대 젊은이 네 명이 브라질월드컵 우루과이-잉글랜드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미국 출신 교환학생 미오소티 곤살레스, 장기 여행 목적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부흐바트 조리구(캐나다)와 알렉스 전(재미동포), 여수에서 온 취업준비생 김태연 씨가 영어로 대화하며 각자 좋아하는 팀을 응원했다. 이달 초 입주한 김씨는 “자주 모여 저녁도 먹고 TV도 본다”며 “외롭지도 않고 외국인 친구까지 사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1인가구 모인 '셰어하우스' 뜬다

침실만 따로 쓰고 거실 부엌 욕실 등은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공유주택)’가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이 테마형 임대주택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2000여실에 달하는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추산했다.

셰어하우스 입주자는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만 공유하는 게 아니다. 커피 야구 책 영화 텃밭가꾸기 등 비슷한 취미와 콘텐츠를 함께 나누며 친분을 쌓는 게 특징이다. 지상파와 케이블TV에 ‘룸메이트’ ‘셰어하우스’ 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잇달아 등장하고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것도 ‘문화가 가미된 주거’라는 특징이 부각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개인 임대업자뿐만 아니라 임대 브랜드를 가진 전문업체도 연이어 셰어하우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주’ ‘함께 꿈꾸는 마을’ ‘사람앤하우스’ ‘수목건축’ 등이 대표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원룸 오피스텔 등 엇비슷한 주거시설의 과잉 속에서 ‘독립적이면서도 함께 살고 싶어하는’ 1인 가구의 요구가 셰어하우스로 대변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일본에선 셰어하우스가 주요 임대주택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도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현진/문혜정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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