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선 도쿄 사이카보 대표 "제대로 된 日食 문화 한국에 선보이겠다"
“아버지가 일본에서 음식을 통해 한국을 알렸듯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일식을 선보이며 일본을 알리고 싶습니다. 도쿄 사이카보가 한·일 문화 교류의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지선 도쿄 사이카보 대표(34·사진)는 꿈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오 대표는 ‘요리연구가’다. 일본에서 자랐지만 한국에서 공부를 이어가기를 원한 부친의 뜻에 따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나왔다. 졸업 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일본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핫토리요리학원에서 2년간 공부했다. 일본에서는 ‘한류 드라마 레시피’ 등 다양한 요리 서적을 냈고 한 방송사의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정통 일식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2009년 서울 청담동에 도쿄 사이카보를 차렸다.

오 대표는 일본에서 ‘기무치 아저씨’로 불리는 오영석 처가방 사장의 맏딸이다. 오 사장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마흔을 넘긴 1983년 패션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일본 게이오백화점 부인복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던 1989년, 아이 돌잔치 때 동료들을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 것이 처가방 설립의 계기가 됐다. 부인 유향희 씨가 담근 김치 맛에 푹 빠진 한 동료가 상무로 승진하며 이 김치를 백화점 식품부에 선보이자고 제안한 것이다. 1993년 설립된 처가방은 백화점 식품관 17곳에서 김치를 판매하고 있고 28개 매장에서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오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아버지의 성화에 일식뿐 아니라 한식, 중식, 서양식, 사케 소믈리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을 밟았다”고 말했다.

오 대표의 경험은 일본 가정식을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도쿄 사이카보의 메뉴 구성으로 이어졌다. 스키야키 요리의 경우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고기를 반숙 달걀에 찍어먹게 하고 싸먹을 수 있게 주먹밥을 얹은 상추를 같이 낸 것은 모두 그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