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강호 사무실에서 박찬훈(앞줄 왼쪽)·조정욱(오른쪽) 대표 변호사와 소속변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강호 사무실에서 박찬훈(앞줄 왼쪽)·조정욱(오른쪽) 대표 변호사와 소속변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최근 한 만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공중파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제작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작가의 소송을 대리한 로펌은 법무법인 강호다. 이름은 생소한 편이지만 법조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다. ‘지식재산권(IP)’과 ‘문화예술’이라는 두 분야에서만큼은 전문성을 인정받아왔기 때문이다.

강호는 법무법인 율촌의 지식재산권팀 출신 조정욱 대표 변호사와 박찬훈 대표 변호사를 주축으로 2007년 출범한 로펌이다. 현재 10명의 변호사가 있다. 조 대표는 “‘전관예우 대신 전문가 예우’를 모토로 전문 변호사 체제를 구축해 왔다”며 “예술업계 종사자, 연예인 매니저, 대기업 사내 변호사, 변리사 등 이색 경력을 갖춘 인재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박사 출신인 조 대표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도메인분쟁조정위원과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IP 법률 전문가’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 대표는 삼성전자 사내 변리사, 리앤목특허법인 변리사 등을 거친 실무 이해도가 높은 ‘기술통’이다. 2009년 합류한 만화가 이영욱 변호사는 국내 최초로 어려운 기술을 만화로 풀어 설명하는 ‘만화 변론’을 도입해 IP 소송에 날개를 달았다.

강호는 이 같은 인력풀을 바탕으로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필수 재료인 블랭크마스크 세계 1위 기업 호야가 국내 업체 에스엔에스텍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 사건을 모두 승소로 이끈 바 있다.

강호는 최근 IP 송무뿐 아니라 특허 등 각종 지재권 출원·관리·상품화·기술 거래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업 내 CIPO(최고 지식재산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종의 ‘아웃소싱 CIPO’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강호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출신인 장진영 변호사와 현재 JYP 부사장으로 있는 표종록 변호사가 대표 선수다. 연예계에서 화제였던 타블로 학력 위조 논란 관련 소송, 조성모 전속계약 해지 소송, 이민기 폭행 시비 사건 등도 이들의 손을 거쳤다.

조 대표는 “당장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기술·문화 두 분야에서 꾸준히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며 이 분야 최고 로펌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