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0·4급) 과장이 퇴원했다.

검찰은 권 과장을 소환해 추가 조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2일 검찰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권 과장은 지난달 중순 퇴원 절차를 밟았다.

권 과장은 3월22일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한 뒤 약 두달 동안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운동장애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 등이 호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권 과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추가 조사하기 위해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검찰은 지난 4월 국정원 기획담당 김모(47·4급) 과장 등을 기소하면서 권 과장은 치료가 끝날 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했다.

검찰은 권 과장에 대해 이미 상당히 조사가 이뤄진 만큼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 과장은 주선양(瀋陽)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일하다가 증거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귀국해 지난 3월 19∼21일 세차례 조사를 받았다.

권 과장은 김 과장 등과 공모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과 관련된 중국 공문서들을 위조해 검찰과 법원에 제출한 혐의(모해증거위조 등)를 받고 있다.

김 과장과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는 구속기소, 이모(54·3급) 대공수사처장과 이인철(48·4급) 선양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