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와 지역총국 기자들로 이뤄진 KBS 전국기자협회 등이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한 지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20일 보도 부문을 중심으로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KBS 1TV는 이날 오전 뉴스 프로그램인 6시 '뉴스광장'을 20분 단축 방송한 데 이어 9시30분 '뉴스930'을 결방하고 다큐멘터리 '세계는 지금' 재방송을 내보냈다.

'뉴스광장'은 기자협회 소속인 박유한 앵커가 불참하고 박사임 아나운서가 단독 진행했으며 전날 제작거부 돌입 전 만든 일부 리포트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단신 위주로 구성됐다.

보도국에서 이날 새롭게 제작된 리포트는 오전 현재 거의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뉴스12'와 '뉴스토크', '뉴스 5', '뉴스7' 등 다른 뉴스 프로그램 결방 등 파행 방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도본부 차원에서 뉴스 제작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특파원들도 제작거부 동참 의사를 밝혔으나 간부들이 방송 파행은 막아야 한다며 강력하게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작거부로 뉴스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보도국 뉴스 제작 상황은 여건에 따라서 수시로 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제작해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시사기획 창'은 이날 예정된 '서해 해양주권이 위협받는다' 편 제작이 거의 마무리된 만큼 그대로 내보내지만 상황 변화가 없으면 다음주부터 결방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전 10시 KBS 신관 계단에서 총회를 열어 현 상황 내용을 공유하고 제작거부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길 사장 퇴진을 압박하며 이날 밤 12시까지 제작거부를 결의한 상태다.

전날 사퇴를 거부한 길 사장은 이날 오전 사무실로 출근해 제작거부 관련 상황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