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중학생 가족 측 '한 맺힌' 유서 공개
"열번 이름 적힌 애들 감옥 보냈으면…"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을 고민하다가 지난 22일 밤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중학생이 추행 등 피해를 당했다는 말과 함께 학교 측 조치에 대한 불만을 담아 적은 유서가 공개됐다.

유서에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중학생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상세히 담겼다.

A군의 유족 측은 28일 학교 측의 부적절한 지도, 급우간 폭력 등이 자살의 배경이 됐는지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며 A군이 쓴 유서를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A군은 노트 3장에 교육 당국의 교육 방침, 교우와 일부 교사에 대한 불만,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손으로 적었다.

A군은 친구, 몇몇 교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S중에 온 것은 진짜 후회되지만 2년 동안 버틸 수 있게 해준 선생님 감사해요.

이런 제자 만나게 해서 죄송해요"라고 적었다.

A군이 진정 하고 싶어했을 말이 뒤이어 나왔다.

A군은 학교 측의 강압적인 생활지도 방식에 불만을 털어놨다.

A군은 "시험(문제)은 엄청 어렵게 내서 학생들 자존심은 없애고 솔직히 머리(카락) 길이 단속은 진짜 심했어요.

애들도 나쁜 애들도 많았어요"라며 "빌린다고 돈 받고 돈 안 갚고, 담배 피우는 애들도 있고 애들 시키면서 자기들만 편해하던데요"라고 밝혔다.

"저 말고도 이 학교 와서 죽고 싶다고 생각한 애들 많을거예요"라고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A군은 "1학년 때 어떤 애가 나를 폭행하고 돈도 3천원 정도 뜯고 성기를 심하게 만졌는데도 강전(강제전학)도 안 보내고 우리끼리 풀게 하고 끝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유서 내용대로 학교 측이 추행사실을 알고도 무마하려 했는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군과 그 가족의 호소에도 S중 측은 교육부, 경찰 조사 등으로 힘들게 됐다며 불평을 늘어놓기 바빴다.

S중 교장은 "유서에는 (그런 단어가) 전혀 없다"며 "유족 말만 듣고 기사 쓰지 말라"고 오히려 경고했다.

A군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즐겨 축구선수가 되고 싶기도 했지만, 한국 교육 때문에 이렇게 죽고 만다"며 시험과 성적을 강요하는 교육체계도 비판했다.

A군은 이어 "얌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애들을 물들이는 애들을 한달에 한번씩 이름을 쓰라 해서 열번 정도 (이름이)적히면 감옥보내면 좋겠다"고 절절한 심정을 표현했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토대로 추행 등 학교 폭력이 실제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히 A군이 여학생과 사귄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이 전체 학생들의 이성교제를 통제하고 학생 24명으로부터 반성문을 받자 A군이 친구들로부터 원망을 샀다는 정황도 경찰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교사, 학생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 학교 폭력이나 부적절한 학생 지도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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