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어린이들] 獨 "장애아도 사회생활 지장없게"…재활치료와 일상교육 병행
병원에 치료시설 뿐 아니라 학교·기숙사도 갖춰
과거엔 신체 치료만 초점…지금은 심리상태 등 성장여건 고려해 치료
병원에 특수학교 시설 구비
아샤우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병원에 치료시설뿐 아니라 학교 및 기숙사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120년 전 설립된 아샤우병원은 69개의 병상을 갖춘 병원동과 130명의 장애어린이가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동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 재학연령인 6~14세의 장애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내부는 병원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로 화사하고 밝았다. 병원동 벽면은 곳곳에 장애어린이들이 손수 만든 형형색색의 그림액자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병원의 재활치료 책임자인 귄터 마이어 씨는 “장애어린이들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면 치료효과가 크다”며 “병원 내부를 밝게 보이도록 내부 시설을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병원동 건너편에 있는 학교동의 모습은 여느 초등학교 교실과 다르지 않았다. 병원학교는 장애 정도 및 연령에 따라 총 13개반으로 나눠진다. 130명의 학생 중 55명의 장애어린이를 대상으로 방과후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특수교육 자격증을 보유한 특수교사 1명이 보조교사 1명과 함께 2~3명의 장애어린이를 관리한다. 학습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중증 장애인들의 경우 인지력을 키워주기 위해 1 대 1 전담 교육이 이뤄진다. 재활치료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샤우병원은 독일 남부에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병원으로 손꼽힌다. 사회 적응 위한 일상교육 병행돼야
장애어린이들은 오랫동안 병원에 있다 보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크레머 수시나 아샤우병원학교장은 “장애어린이들은 재활치료와 함께 일상교육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며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샤우병원에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개별 병동이 아닌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이날 병원 식당에선 휠체어를 탄 장애어린이들이 음식을 배식받기 위해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함께 식사하는 것도 사회 적응 훈련의 일환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아샤우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장애어린이들에 대한 치료와 교육을 통합 관리한다는 점이다. 마이어 씨는 “과거엔 신체 상태를 회복시키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며 “지금은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심리 상태 등 전반적인 성장 여건을 고려해 재활치료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아샤우병원에서 입원 수속을 밟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의사, 재활치료사, 학교 교사가 학부모와 만나 효과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장애어린이들의 학업을 위해서라도 무리한 재활치료는 금기시돼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아샤우=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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