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군 모자 돈거래 집중추적…'뒷조사' 수사는 지지부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주변의 여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채 전 총장과 그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5)씨의 개인비리를 파헤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재직시 대기업과 관련한 '스폰서 의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마저 있어 채 전 총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채 전 총장의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폰서 의혹' 파헤칠까 =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서봉규 부장검사)는 채 전 총장의 혼외의심 아들인 채모(12)군 계좌에 흘러들어간 뭉칫돈의 정체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채군의 어머니 임씨가 채 전 총장의 이름을 팔아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2억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 이모(56)씨에게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내연녀를 경제적으로 돕는 방법으로 채 전 총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씨는 삼성 계열사의 임원을 지냈고 송금 당시에도 자회사에 근무하며 삼성과 인연을 맺고 있었다.

채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던 2003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의혹을 수사했다.

이씨는 이 수사를 전후해 채 전 총장과 다시 연락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2011년까지 일한 삼성물산의 자회사가 최근 진정을 내면서 검찰은 이 돈의 출처를 계속 파고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의료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이 회사는 "2억원은 이씨가 횡령한 회삿돈 17억원의 일부"라며 수사를 요청했다.

삼성이 자회사를 이용해 로비했다는 오해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씨 주변의 금융거래내역을 집중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추가 돈거래가 밝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간 돈이 채 전 총장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뒷조사 '윗선' 규명은 제자리걸음 = 점점 속도를 내는 임씨의 비리 관련 혐의 수사와 대조적으로 채 전 총장과 채군 모자가 사실상 피해자인 개인정보 불법유출 사건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조기룡 부장검사)는 서울 서초구청과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등 공공기관 내부 전산망에서 채군 모자의 개인정보가 무단 조회된 흔적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초구청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본격화한지 넉 달이 지나도록 개인정보 열람을 지시한 배후에 대한 수사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혼외아들 논란이 불거지기 석 달 전인 지난해 6월 청와대 비서실 4곳이 동시다발적으로 채 전 총장을 뒷조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난 24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지난해 6월 하순 임씨의 비리 첩보를 입수해 관련자 인적사항 등을 확인한 사실이 있다"며 사실상 내사를 벌였음을 인정했다.

일련의 뒷조사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하는 고위 공직자 감찰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입장 표명을 통해 청와대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9월에는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혼외아들 관련) 보도 이후 특별감찰에 착수한 것이다.

보도 이전에 그런 작업을 한 일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개인정보를 직접 조회한 당사자가 아닌 조회를 지시·요청한 인물들에게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윗선'을 밝혀내지 못하거나 개인정보를 조회한 일선 공무원들만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경우 청와대의 논리에 따라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초구청 조이제(54) 행정지원국장에게 채군 개인정보를 요청한 조오영(55)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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