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한 21일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윤준 수석부장판사) 재판정.

㈜동양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을 발행해 그룹의 부실을 개인투자자에게 떠넘긴 '동양 사태'의 지주회사다. 현재현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 11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회생계획안 심의·의결 집회'에서는 (주)동양 담보 채권액 95.3%, 무담보 채권액 69%를 보유한 채권자의 동의에 따라 회생이 결정했다.

집회에는 동양 사태 채권자 1000여명이 참석, 책임자 문책과 피해보상을 주장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당초 법원은 채권자 2000여 명 참석을 예상했다. 장내 질서 유지를 위해 4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호 법정 뿐 아니라 입찰 법정 등을 개방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 50여명도 동원됐다.

법원은 이번 집회에서 처음으로 OCR (광학식 문자판독) 카드를 이용해 의결을 진행했다. 이름과 의결액, 찬·반 여부를 표시한 카드를 작성한 후 이를 모아 OCR기기로 집계하는 방식이다. 첫 도입인 만큼 기재 오류 등이 있는 50여 건 카드 내용을 수작업으로 재입력하는 미숙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원은 "각 채권자 이름을 호명해 의사를 확인하는 기존 방식보다 집계 시간을 단축해 채권자의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동양은 금융기관 대여채무, 회사채 채무 등의 55%는 출자전환 하고 45%는 2023년까지 7%에서 25%씩 현금변제한다.

조세 관련 채무는 2016년까지 균등분할해 내고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무상소각한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채권은 90%를 면제하고 10%만 10년 동안 현금변제한다. ㈜동양의 전체 회생 담보·무담보 채권액은 각각 2095억원과 1조942억원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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