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 어려웠고 구차종은 팔수록 손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송규종 부장검사)는 18일 회계자료를 조작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혐의로 고발된 최형탁(57) 전 대표이사 등 쌍용자동차 전·현직 경영진과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등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민사상 책임과 별도로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보고 이렇게 결정했다.

검찰은 "피고발인들이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에 회계기준을 위반한 거짓 내용을 기입하고 공시했다거나, 거짓임을 알고도 결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고발사건과 쌍용차 근로자들의 해고무효 소송에서는 모두 유형자산손상차손을 산정할 때 생산 중인 차종 이외에 출시 예정인 차종의 추정매출액을 함께 반영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기존 차종 일부의 단종을 가정하고 계획 중인 신차종도 투입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손실을 산정한 것은 기업의 계속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고발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쌍용차의 재무상황 악화에 따라 신차종 개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차종 생산량을 늘린다는 전제로 재무제표를 작성했더라도 손실이 감소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자동차를 계속 팔수록 고정원가가 그보다 더 늘어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2008년 당시 구차종 판매수량이 2013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로 사용가치를 재계산해보니 손상차손이 오히려 29억원 증가한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재무제표 감정을 맡은 서울대 경영학부 최종학 교수는 지난해 10월 "손실이 오히려 71억원 가량 적게 계산됐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해고무효 소송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대표이사는 재무제표가 작성되기 40일 전에 물러났고 공동관리인은 회사의 대표가 아닌 공적 수탁자에 해당해 손실 계산에 관여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2009년 4월 전문진단기관인 삼정KPMG가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과 유휴자산 매각 등을 발표하고 같은해 6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후 쌍용차 해고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내면서 회사와 회계법인, 삼정KPMG가 유형자산손상차손을 과다하게 늘려 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12년 2월 최형탁 전 대표이사와 당시 공동관리인을 맡은 이유일(71) 현 대표이사, 외부감사를 한 안진회계법인과 담당 회계사 등이 손실을 5천177억원가량 부풀려 정리해고의 명분을 제공했다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과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해고무효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회계자료에 대해 전문감정에 들어가자 2012년 12월 사건을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한 달여 남긴 지난달 재판부가 "쌍용차가 2008년 말 작성한 재무제표의 유형자산손상차손이 과다하게 계상됐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하자 수사를 재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