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발생 열흘째 희생자를 추모하고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는 익명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부산외국어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에 자신의 아들이 부산외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40대의 후반의 여성이 사고대책반을 찾아왔다.

이 여성은 "사고 희생자인 고혜륜, 박주현양의 부모들이 장학금을 맡겼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것을 느꼈다"며 "액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희생자의 부모들이 낸 기부금과 같은 목적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1만 원짜리 100장이 든 흰 봉투를 놓고 사라졌다.

사고발생 이틀 후였던 19일 오후 10시께도 자신을 '레크리에이션 강사'라고 소개한 익명의 30대 남성이 사고대책반에 들러 성금 100만원과 편지를 건네고 사라지기도 했다.

당시 이 남성은 편지에서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을 수없이 진행한 레크리에이션 강사로서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며 "고인들과 생존자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고 기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외대의 한 관계자는 "뜻깊은 기부와 가슴 뭉클한 편지에 찡했다"면서 "기부금은 당부대로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