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문제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 사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재산을 둘러싼 상속소송에서 1·2심 연달아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패소한 장남 이맹희씨가 26일 상고를 포기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동안 소송 기간 내내 말했던 화해에 대한 진정성에 관해서는 더 이상 어떤 오해도 없길 바란다"며 "소송으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 것 같다.

가족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그룹 2세 간에 벌어진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소송은 이건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14부(윤준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이씨와 이 회장의 상속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처럼 이 회장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이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425만9천여주, 삼성전자 주식 33만7천여주, 이익 배당금 513억원 등 총 9천4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인도하라고 청구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항소심에서 이 회장에게 재판이 아닌 화해·조정 절차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 짓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상속소송이 그룹 승계의 정통성에 관한 문제라며 이를 완곡히 거절했다.

소송에서 진 이씨가 법원에 납부한 인지대는 1·2심 통틀어 총 171억여원에 달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막대한 소송 비용 부담을 지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