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와 시공 달라…"공사비 적어 부실시공 의혹"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설계도면과 다르게 일부 시공한 점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24일 경주경찰서에서 수사브리핑을 통해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한 결과 보조기둥 1개에서 볼트 숫자가 부족했다"며 "도면에는 보조기둥과 지면이 맞닿는 부분에 볼트 4개를 체결하도록 돼 있는데 2개밖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영석(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한국강구조학회장 등은 현장감식 과정에서 지붕의 보와 샌드위치패널을 연결하는 부분에 볼트 구멍 4개가 있지만 실제 볼트는 2개만 사용한 곳을 찾아냈다고 했다.

박회장은 "가장 큰 하중을 받는 천장 중앙부가 꺾이면서 건물이 V자로 휘었다"며 "나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거나 구조물 단면이 하중을 견딜 수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붕 무게를 버티는 보들이 심하게 휘어 정품강철을 쓴 것인지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마우나오션리조트를 비롯해 체육관 설계·감리를 맡은 경주의 건축사사무소, 시공사인 포항의 건설사, 영천의 철골 구조물 납품업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행사를 진행한 대구의 이벤트업체 등 모두 5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파일과 장부 등을 압수한 바 있다.

여기서 압수한 공사 자료를 확인해 설계와 시공이 달랐던 점이 붕괴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확인하고 있고 도면을 승인한 구조기술사도 1회 소환해 조사했다.

붕괴된 체육관 건물은 2009년 6월 24일 착공해 9월 완공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다르게 시공한 부분이 경미한 사안"이라며 "붕괴사고와 중대한 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체육관 공사비가 지나치게 적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1천205㎡인 체육관 건립 공사비로 약 1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3.3㎡당 약 41만원인 셈이다.

건설업계나 학계는 일반적으로 PEB공법(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한 공법)에 3.3㎡당 8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주말 동안 체육관 시공·설계 관련자 9명을 조사해 공사 과정에서 부실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납품된 자재의 샘플을 채취해 재질이나 강도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벤트 업체로부터 계약서 등을 확보해 계약과정에서 부당거래가 없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사회적으로 미친 파급 효과가 큰 만큼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 박주현 학생의 아버지는 수사본부에 코오롱, 마우나오션리조트, 시공사, 자재납품사 등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기자 sds123@yna.co.kr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