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국정조사에 출석해 진술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대량유출 범행을 저지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박 모 차장은 술자리에서 모의를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차장과 그로부터 정보를 사들인 광고대행업체의 조 모씨는 18일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회 정무위 청문회에 출석했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들은 애초 회의장 한편에 마련된 가림막 안에 앉아 있었으나 의원들의 요구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교도관과 함께 증인석으로 옮겼다.

박 차장은 조 씨와의 관계에 대해 "4∼5년 전 사회에서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 차장은 범행 경위를 묻는 질문에 "범죄는 사전에 모의했다기보다는 우발적으로 복사했다"면서 "술자리에서 조 씨가 (개인정보 자료 제공을) 요구해서 처음에는 묵살하다가 개인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생겨서 넘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첫 범행은 지난 2012년 10월 박 차장이 농협카드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때로 박 차장은 조 씨에게 정보를 넘긴 대가로 매달 200만원씩 모두 1천6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조 씨는 박 차장으로부터 입수한 정보 가운데 100만여건을 대출업을 하는 이 모씨에 2천300만원을 받고 팔았다고 말했다.

박 차장이 조 씨에게 제공한 정보는 1억건이 넘지만 100만여건만 엑셀 파일 형태로 건네고, 나머지는 암호화해 추가적인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조 씨의 주장이다.

박 차장은 암호화를 한 이유에 대해 "사용하려 할 때마다 저에게 물어봐야 하니까.

."라고 말해 나름 관리를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씨는 "고객정보에 대한 통계를 갖고 광고 영업에 도움이 될 만한 것에 활용했다"면서 "이 씨에게만 자료를 팔았을 뿐 다른 사람에게는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문회 출석 후 구치소로 되돌아 갔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