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성당에서 '부정선거 불법당선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가 열린 가운데 미사에 반대하는 일부 신자들이 성당에 진입, 주최 측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시국미사는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공동으로 6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 김정대 예수회 신부의 주례로 열렸다.

천주교 수도자들이 시국미사를 연 것은 작년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수도자들은 이날 시국미사 성명서에서 "지난해 8월 국정원 불법 개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올바른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시국선언을 했다"며 "하지만 우리의 요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비통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외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의에 대한 침국은 무관심이 아니라 적극적인 동조"라면서 "더이상 이 땅의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침묵으로 지켜볼 수 없어 교회의 가르침과 양심에 따라 정부에 요구한다"며 국정원 대선 개입 등에 관한 특검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총체적 관권 부정선거에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앞서 보수 성향의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인 모임' 소속 회원과 신자 30여명은 성당 밖에서 시국미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퇴진의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천주교의 이름으로 반미·반정부 투쟁을 벌인 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시국미사가 시작되자 경찰의 저지에도 성당 건물로 들어가 미사가 열리는 예배당 안까지 난입을 시도하면서 시국미사 주최 측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미리 예배당에 들어가 있던 한 남성 신도는 미사 도중 갑자기 고성을 질러 미사가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일어났으며 주최 측은 예배당 출입구를 모두 걸어잠근 채 시국미사를 진행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