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짓고 유통업체에 넘겨
한국슈퍼마켓연합회 간부들이 중견 유통업체 등과 짜고 정부보조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서류를 조작해 정부보조금을 타내 지은 물류센터를 중견 유통업체에 넘겨 뒷돈을 챙겼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합원 수 등을 허위로 신고해 정부보조금 53억원을 받아 골목상인을 위한 물류센터를 건립한 뒤 이를 중견 유통업체 B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1억3000여만원을 챙긴 한국슈퍼마켓연합회 회장 김모씨(58)와 B사 대표 김모씨(54) 등 13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발표했다. B사의 전직 대표로 슈퍼마켓연합회와 B사를 이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한 김모씨(64)는 물류센터의 시공사로부터 13억원의 뒷돈을 받아 구속됐고 나머지 1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김 회장 등은 2007년 5월 40억원이 들어가는 부산 만덕동 물류센터 건립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부지 임대보증금을 부풀려 자기부담금 15억원을 낸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간단한 서류조작으로 일정 요건만 맞추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이들은 부산시에서 보조금 25억원을 받아냈다. 김 회장은 2009년 5월에도 신모 이사장, 브로커 김씨와 또다시 공모해 같은 방식으로 의정부시로부터 28억원의 보조금을 받아챙겼다. B사는 이 물류센터 운영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2012년까지 월 300만원씩 총 8600만원과 김씨의 차량 리스비용 4500만원을 제공했다. 경찰 조사결과 지역 소상공인들은 해당 물류센터를 단 한번도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는 B사의 주류창고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김 회장 등은 영세 슈퍼마켓 간판을 교체하고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을 진행하며 5억원에 달하는 정부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법원으로부터 슈퍼연합회 회장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09년 대의원 자격이 없음에도 연합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그동안 자격 시비를 둘러싼 소송을 벌여왔다.

김태호/박수진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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