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준비 엄한 처벌 필요
다른 핵심간부 10~15년 구형
李 최후변론 "국정원이 날조"
< 굳은 표정의 이석기 >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맨 오른쪽) 등이 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장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단

< 굳은 표정의 이석기 >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맨 오른쪽) 등이 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장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단

검찰이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지 않으면 비밀조직 ‘RO’의 조직력 자금력 등을 활용해 활동을 재개할 것이 분명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온 국민의 생명 사지로 몰아”


검찰 '내란음모 혐의' 징역 20년 구형…"이석기 등 RO, 장기 격리해야 재범 막아"

3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이 의원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RO의 다른 핵심 간부들에 대해서도 징역 10~15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이 의원에게 적용된 형법 90조는 내란음모죄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 등의 혐의(징역 7년 이하)가 추가된 형량이다.

검찰은 “이석기 피고인은 북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따라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국회에 진출해 신분을 악용하며 RO 조직원들에게 폭동 등 군사 준비를 지시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중형을 구형한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민혁당 사건으로 처벌받았음에도 국민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고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를 제거하려는 범행을 계획하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하는 방법만이 재범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신이상자에 의해 120여명의 시민이 사망한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을 예로 들며 “기간시설은 마비될 경우 안보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데 피고인은 자신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따를 무수한 희생을 예상하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 모두를 겨냥해 “피고인들이 속한 RO와 같은 지하혁명조직은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런 조직이 얼마나 더 있을지조차 알 수 없지만 이 사건을 통해 체제 위협 세력에 엄중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구형한 정재욱 수원지검 공안부 부부장검사는 “지난해 초 한반도 정세를 사회주의 혁명의 기회로 판단한 뒤 실행에 나섰다가 적발된 것”이라며 “평소에도 사상학습 등을 통해 내란을 장기간 준비해왔음을 비춰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이석기, “댓글 사건 덮기 위한 날조”

이석기 의원은 최후 변론에서 “댓글 대선 개입 사건으로 성난 민심을 덮기 위해 국정원이 사건을 날조한 것”이라며 “색깔론 종북몰이는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는 낡은 수법으로 군사정권 시절부터 사용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현역의원이 선거로 뽑힌 첫해에 국민 과반수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정부를 폭력적 방법으로 전복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변호인단 대표로 최후변론을 한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는 “녹취록을 보면 분반토론 속 정세인식에 대한 편차가 크고 대부분의 사람은 토론에 참여조차 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려면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국가기간시설에 대한 공격도 이 의원과 모임 전체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 의원의 강연 어디에도 국가기간시설을 공격해야 한다고 뚜렷하게 말하는 부분이 없다”며 “이 의원이 언급한 ‘물질적 기술적 준비’는 전쟁에 대한 대비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준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이 사건이 공개된 지 160일 만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선고할 예정이다.

수원=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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