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름유출, 20여년전 같은 현장서 '닮은꼴' 사고

1995년 이래 여수 해상서 10t이상 기름 유출사고 10건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유조선 충돌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는 20여 년 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호남 사파이어호 사고와 유사하다.

또 여수 해상에서 지난 20여년 사이에 대형 기름 유출 사고가 10여 건이나 발생,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와 함께 예방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16만4천169t급 유조선 우이산호가 안전속도를 무시하고 약 7노트의 속도로 접안을 시도하다가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충돌, 원유 이송관 등 3개의 송유관이 파손됐다.

해경은 이 사고로 기름 16만4천ℓ(약 164t)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5년 11월 17일 같은 부두에서 일어난 호남 사파이어호 충돌 사고 역시 14만2천t급 유조선이 접안하던 중 부두 시설물에 좌측 선체가 충돌하면서 원유탱크가 파손돼 기름이 유출됐다.

당시 선박회사인 (주)호유해운(모회사 LG칼텍스정유㈜) 측은 173t이 유출됐다고 밝혔으나 해경은 7배가 넘는 1천226t 이상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두 사고의 차이점은 호남 사파이어호는 충돌 후 배에서 기름이 흘렀고, 우이산호는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됐다는 점이다.

여수해경에 따르면 1995년부터 최근까지 여수 해상에서 10t 이상의 기름이 유출된 사고는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꼽히는 씨프린스호 사고 등을 포함 총 10건이다.

LG칼텍스정유㈜(현 GS 칼텍스)의 기름을 적재하고 있던 14만5천t급 유조선 씨프린스호는 호남정유 원유부두에서 하역을 하던 중 1995년 7월 23일 태풍으로 먼바다로 다시 출항했다가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덕포해안에 침몰했으며 5천35t의 원유가 유출돼 3천826㏊의 양식장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양오염방제비용으로 198억원이 투입되는 등 대규모 오염복원작업이 실시됐으나 수년 후까지 침몰해역 밑바닥에서 기름띠가 발견됐으며 사고로 흘러나온 기름의 독성으로 인한 수산물 피해도 수년간 지속됐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고는 2010년 3월 28일 여수 신항에서 63t급 유조선이 파손돼 질산세정수 13.5t과 폐유5.7t이 유출된 사고다.

주민들은 반복되는 기름 유출사고의 세부 원인을 분석해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한편 김상배 여수해경 서장은 이날 수사브리핑에서 "사고 선박 관계자와 도선사, GS칼텍스 등 관련 책임자의 과실에 대해 관계법령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철저한 보강수사를 통해 정확한 유출량과 관련자들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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