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때 충북 진천·음성 지역에서 잇따라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방역이 강화되고 있다.

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농가는 3곳, 의심신고로 검사가 진행 중인 농가는 1곳이다.

도내 AI 감염이 처음 확인된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의 종오리 농가는 의심신고 접수 이틀만인 지난달 29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또 이 농가 인근의 농장에서 사육되는 오리는 예방적 살처분 후 나흘 뒤인 지난 1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고, 같은 날 의심 신고된 진천군 덕산면 인산리의 육용 오리농가 역시 고병원성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H5N8 유형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충북도와 진천군은 2일까지 가금류 14만7천205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3일 인산리 농장이 사육하는 육용 오리 1만마리와 의심 신고된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의 종오리 1만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계획이다.

그러나 살처분된 가금류에는 닭 70마리가 포함됐으나, 이는 예방적 성격일 뿐 의심 신고가 됐거나 감염이 확인된 양계농가는 전혀 없다.

경기 평택, 경남 밀양, 전남 영암, 전북 정읍, 충남 부여 등 전국 곳곳의 농가에서 키우는 닭이 AI에 감염된 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도내에서도 농가 4천467곳이 1천700만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508개 농가가 키우는 오리 200만마리의 8배나 된다.

닭은 AI에 감염되면 모두 죽는다.

폐사율이 100%라는 점에서 10% 정도만 폐사하는 오리에 비해 AI에 굉장히 민감한 셈이다.

이런데도 도내에서 닭이 AI에 감염된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도내 공무원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진천군도 이월면 중산리의 양계농가가 키우는 닭 10만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잠시 보류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오리보다 많은 수의 닭을 살처분할 때 지출해야 할 보상비 부담이 있겠지만, 양계농가의 방역 체계가 오리 농가보다 더 튼튼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AI가 확산될 때마다 양계농가는 오리 사육농가보다 더 마음고생을 하며 방역 체계를 강화해 왔다"면서 "양계농가의 예방적 살처분을 보류한 데는 이런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AI를 퍼뜨리는 가장 강한 매개체가 사람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무작정 살처분하기보다는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도내에서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금류는 오리가 전부지만 출입을 통제한다고 해서 닭이 앞으로도 AI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