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 2부두에서 관계당국이 공개한 선박 충돌 당시 사고 개요도의 모습. 이 사고로 원유가 유출돼 주변 바다와 해변으로 기름띠가 퍼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일 오전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 2부두에서 관계당국이 공개한 선박 충돌 당시 사고 개요도의 모습. 이 사고로 원유가 유출돼 주변 바다와 해변으로 기름띠가 퍼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여수해경 "유조선 돌진 원인 밝히는 데 주력"

지난달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 낙포동 원유2부두의 유조선 충돌 사고는 도선사의 실수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수해경은 3일 오전 '우이산호 충돌 오염사건' 중간 수사발표 브리핑에서 "우이산호가 안전속도를 넘어 약 7노트의 속도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충돌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경 설명에 따르면 여수·광양항은 강제 도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입출항하는 유조선 등 대형 외항 선박은 도선사에 의해 입출항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사고를 낸 유조선에는 여수항 도선사지회 소속 도선사 2명이 사고 1시간 30여분 전에 인근 섬인 대도에서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선사는 내항 진입부터 키를 잡고 부두에 접안해 제품을 하역한 뒤 안전하게 외항 기점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경은 우이산호가 부두에 접근할 때에 도선사가 방향이나 속도 등을 제어했기 때문에 도선사의 실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해당 유조선은 부두를 150여m 앞두고 갑자기 진로에서 왼쪽으로 약 30도가량 벗어나 '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유조선이 접안을 할 때에는 속도를 2∼3노트 이하로 줄여 정지하고 엔진을 끈 상태에서 접안선 4대가 오른쪽에서 천천히 밀어서 부두에 댄 뒤 기름을 송유관으로 보내야 한다.

그런데 사고 당시 유조선은 일반적인 속도보다 빠른 7노트의 속도로 돌진하다가 두 해상 잔교 사이를 지나 원유 하역배관을 지지하는 해상 구조물인 '돌핀' 6개 중 3개를 들이받고 잔교와 원유하역 배관을 부수고서야 멈춰 선 것이다.

유조선에 타고 있던 도선사는 23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알려져 항만 전문가들조차 이번 사고에 대해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해경 수사 과정에서도 유조선 접안 과정에서 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돌진했는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 후에 일각에서 제기한 도선사 등의 음주운항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배 여수해경 서장은 "사고 선박 관계자를 비롯해 도선사, GS칼텍스 등 관련 책임자 과실에 대한 철저한 보강 수사로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