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 규정위반 눈감아…학교법인, 약속 투자금 미납

외국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구국제학교(DIS)가 감시·감독 권한을 가진 행정·교육기관의 묵인 속에 각종 규정을 어기며 학생 수업료 등으로 흥청망청 '돈 잔치'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개교 3년여를 맞은 대구국제학교가 임직원 급여, 장학금, 외부 용역계약, 해외 송금 등에서 예산을 비정상적으로 집행한 사실이 광범위하게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임원 및 교직원들의 임금이 해마다 대폭 상승했다.

3일 대구국제학교 등에 따르면 2010년 8월 개교한 후 이듬 학기(2011~2012년도)에 교장 등 임원 임금을 75%, 교사 등 직원 임금을 12% 각각 올렸다.

또 곧바로 다음 학기(2012~2013년도)엔 임원 및 직원 임금을 각각 27%, 8%씩 추가 인상했다.

지난해 1월 대구국제학교 이사회는 임금 인상률을 3%로 정했지만 학교측은 이를 어기고 교사 10여명의 2013~2014년도 임금을 7~12% 올렸다.

현재 이 학교 교장은 급여 등의 명목으로 한해 1억원을 훌쩍 넘는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국제학교는 또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외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무분별하게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규정상 장학생 선발 등을 위해 '장학생 선정위원회'를 구성·운영토록 하고 있으나 지난해 연말까지 이를 생략한 채 교장이 직접 장학금 지급 대상에 속하지 않는 외국인 학생 120여명을 선정, 장학금을 나눠줬다.

학교 헌장엔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학업 우수자·생계 곤란자·특기기능 취득자로 선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구시 측은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해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외부 용역사업 계약에서 규정을 어기고 수의계약을 남발, 예산을 낭비한 사례도 드러났다.

내부 사무처리규정에 의하면 3천만원 이상 용역 계약시 일반경쟁을 실시해야 하나 학교측은 2011~2012년 3억2천만원의 급식위탁 용역과 7천여만원의 청소 용역 2건을 모두 수의계약했다.

또 계약서 등 문서상 명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2011~2012년 이사회 결의만으로 학교운영을 맡은 미국 사립학교법인에 컨설팅비 명목 등으로 2억원 가량을 송금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심지어 개교 초기인 2010년엔 이사회 의결조차 없이 미국 사립학교법인에 컨설팅비 등으로 1억5천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대구국제학교 교사 등은 공무에 따른 질병·부상이 아님에도 병원진료비로 학교 예산 7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이 같은 방만·부실운영에도 불구, 대구국제학교는 지난 3년여간 주요 수입원인 학생 수업료를 거의 매년 인상해 왔다.

2010년 개교 당시 학년별로 1인당 연간 1천430만원~2천570만원(유치원~고등학교)이던 수업료는 현재 1천950만원~2천700만원으로 3년간 130만원~520만원이 올랐다.

개교 당시 높은 수업료 탓에 '귀족 학교'란 눈총을 받았음에도 대구국제학교가 이처럼 학생 수업료 인상을 계속 밀어 부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부실운영에 따른 각종 부담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구국제학교 운영을 맡은 외국학교법인이 당초 약속한 투자금 50억원 중 초기 투자금 2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0억원을 내지 않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대구시가 최초 계약체결(2009년 2월) 당시 '(외국학교법인이) 추후 내기로 한 나머지 투자금 300만달러(30억원)은 (학교운영에서)충분한 흑자를 기록할 경우 익년도부터 부담하지 않는다'는 외국학교법인에 유리한 내용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국제학교 관계자는 "대구시가 (외국학교법인에) 학교 부지와 건물을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토록 해주고 학생 등록금 등 고정 수입이 있는 상황에서 (국제학교운영에) 적자가 날 수 없다"며 "외국학교법인이 투자금을 더 내지 않아도 되도록 대구시가 구실을 만들어 준 꼴"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대구국제학교는 외국학교법인이 이미 내놓은 초기 투자금 20억원마저 차입금으로 규정, 학교 운영수익에서 되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까지 국제학교가 외국학교법인 등에 상환한 돈은 원금과 이자 등을 합쳐 총 9억여원에 이른다.

외국학교법인이 제대로된 투자없이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국제학교는 외국인 투자유치 등을 위해 대구시가 국·시비 220억원을 들여 경제자유구역 안에 건립한 외국교육기관이다.

운영은 미국 사립학교법인인 리 아카데미(Lee Academy)가 맡고 있다.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등 과정으로 이뤄진 이 학교 전체 정원은 580명으로 현재 내국인 171명, 외국인 110명 등 총 281명이 재학 중이다.

전반적인 운영은 학교 이사회를 통해 결정되며, 이사회엔 대구시 간부 공무원 1명과 교육부 추천 공무원 1명이 포함돼 있다.

대구국제학교 이사회 이사인 배영철 대구시 국제통상과장은 "임금 인상 등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된 게 없다"며 "대구국제학교 감시·감독은 교육청 소관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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