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자가용 출퇴근…대중교통 이용 4.4% 그쳐
화성에 공장들이 몰려든 것은 공장용지가 저렴하고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대표적 중소기업 밀집 산업단지인 남동·반월·시화의 공장용지 가격이 3.3㎡당 400만~600만원 선인 데 비해 화성은 70만~200만원 선이다. 10여년 전부터 일반산업단지가 화성시 곳곳에 생겼다.

하지만 화성으로 이주한 업체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시화공단에서 2007년 화성으로 공장을 옮긴 중소 자동차부품업체 대일CFT의 남기영 사장은 “분양가가 싸고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이라 좋다고 생각해 공장을 옮겼는데 우수한 인력이 잘 오려 하지 않아 지금은 공장 이전을 검토 중”이라며 “밤이 되면 유령마을로 변하는 공단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화성시와 화성상의가 지난해 1000개 업체를 표본 조사한 ‘화성시경제지표조사’에 따르면 업체당 평균 부족인원은 3.7명이었다. 버스 이용자가 4.4%에 불과할 정도로 대중교통이 취약했다. 자가용 출퇴근이 69.5%로 가장 많았고 기숙사 거주 20.1%, 통근버스 이용은 6.0%였다.

이광재 발안산단 협의회장은 “출퇴근 용도로 회사 차를 활용하거나 같은 지역에 사는 직원들끼리 카풀로 함께 다니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근로자가 승용차로 출퇴근하다 보니 향남IC 등 화성으로 들어오는 진입로는 자가용 차량으로 인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공장 근로자들이 승용차를 이용하다 보니 버스 이용자가 드물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운수업체들은 버스 배정을 새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마도산단행 버스를 1년째 몰았다는 김동욱 씨는 “출퇴근 시간에 일부 승객이 있기는 하지만 평상시에는 마도산단까지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화성시가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고 산업도시로 건설했으면 대중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을 텐데, 산업단지가 무계획적으로 들어서다보니 버스나 전철이 들어설 적기를 놓친 셈이다.

김범준 화성상공회의소 조사홍보팀장은 “화성시에 공장이 본격적으로 들어선 것은 10년이 채 안된다”며 “계획적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업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생긴 난개발에 가깝기 때문에 대중교통 문제도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화성에 있는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버스 노선은 일정한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화성 산단지역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힘들다”며 “화성시에서 (적자를) 보전해주지 않는 한 버스 노선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재 협의회장은 “지금이라도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화성시 예산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