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캠퍼스의 진짜 하루는 수업이 끝난 저녁부터 시작됩니다. 수천 명의 학생이 각자 흩어져 단편영화 촬영과 자전거 조립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낮보다 더 활기찹니다.”

지난 14일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만난 장수철 RC교육원장은 “생활과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는 것이 RC(Residential College)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기숙사 공동체 생활을 통해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RC 프로그램은 사회기여, 문화예술, 체육 영역을 다루는 세 과목 가운데 두 과목을 필수 이수해야 한다.

사회기여 과목에는 연세대 학생들이 인천 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의 방과후교실과 토요교실수업을 지원하는 ‘연인프로젝트’가 있다. 문화예술 과목을 통해서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체육 과목에서 테니스와 댄스스포츠 등을 배운다. 자기관리 방법과 윤리의식 등을 교육하는 RC101도 필수 과목이다. 사회 저명인사 초청 특강과 동별로 한 학기 내내 스포츠 리그를 진행하는 ‘RC 올림픽’도 열린다.

학생들이 300여명씩 나뉘어 생활하는 하우스마다 레지덴셜 마스터(RM) 교수가 한 명씩 배정돼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기숙사 생활의 어려움을 상담한다. 그 결과 지난해 공과대학 신입생 중 학사경고자 비율은 전년도 신입생의 15.3%에서 9.1%로 크게 낮아졌다. 장수철 원장은 “정규 교과만 가르치는 타 대학들과 달리 연세대는 저녁이나 주말에도 각종 RC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두 배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만큼 이미 반값 등록금을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도=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