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이 2017년까지 시민휴식복합공간으로 개발된다. 사진은 엑스포과학공원 전경. 연합뉴스
대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이 2017년까지 시민휴식복합공간으로 개발된다. 사진은 엑스포과학공원 전경. 연합뉴스
매년 유지·관리비로만 100억원의 세금만 축냈던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이 2017년까지 과학·문화 테마파크로 새롭게 태어난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안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엑스포과학공원 개발계획’이 지난 24일 열린 연구개발특구위원회 심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한선희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은 “이번 개발계획 원안 통과는 지난 20년간 정부 승인을 받아야만 활성화가 가능한 엑스포과학공원의 제도적 한계와 막대한 재원 확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20층 사이언스파크 눈길

대전 엑스포공원 '과학·문화 테마파크'로
개발계획에 따르면 59만㎡에 이르는 엑스포과학공원은 △사이언스파크(33만㎡) △첨단영상산업단지(10만㎡) △국제전시컨벤션지구(3만㎡) △엑스포기념공간(13만㎡) 등 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된다. 사업에는 2017년 초까지 9500억원이 투입된다. 롯데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던 사이언스파크에는 과학벨트 거점지구 핵심 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국비·민자 2500억원을 투입하는 지상 20층 규모의 사이언스센터, 특허기관인 한국특허정보원이 들어선다. 이들 시설은 2015년 1월 첫삽을 뜬다.

첨단영상산업단지에는 첨단 영상산업 육성을 위한 HD드라마타운과 액션영상센터, 시청자미디어센터 등이 세워진다. 이 단지 핵심 시설인 HD드라마타운은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내년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국제전시컨벤션지구에는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위한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300㎡ 규모의 다목적 전시장이 건립된다. 엑스포기념공간은 한빛탑, 첨단과학관, 엑스포기념관, 신재생에너지관 등으로 꾸며진다.

20년간 사실상 공터

대전엑스포는 1993년 8월부터 11월까지 93일 동안 국내외 관람객 1400만명이 다녀갈 만큼 성공적인 행사였다. 정부는 엑스포가 열렸던 과학공원을 미국 디즈니랜드 엡콥(ECOPT)센터를 모델로 오락·과학시설이 혼합된 단지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엑스포 종료 후 민간 전문운영업체 선정에 실패하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이후 1999년 정부로부터 부지를 무상 양여받은 대전시는 지난해 1월 롯데월드·롯데쇼핑과 양해각서를 체결, 2016년까지 6000억원을 들여 복합쇼핑몰과 워터파크 등이 들어서는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과학도시의 상징성 훼손과 교통문제, 대기업 특혜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다 지난 7월 미래부와 대전시가 대전 둔곡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엑스포과학공원에 설립하기로 합의하면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이 구체화됐다. 미래부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선희 본부장은 “그동안 12차례 용역을 했지만 재정문제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며 “앞으로 엑스포과학공원은 과학교육의 장은 물론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변모시킬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