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장 재고 쌓이는 가운데 연료 유연탄도 공급 차질
건설현장 시멘트 재고량 4∼5일분 불과

전국철도노조의 총파업으로 국가 대동맥인 철도가 13일로 닷새째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각종 건설사업이 중단될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12월은 혹한기에 접어들기 전 마지막 시멘트 타설이 가능한 시기로 통하는데 충북과 강원지역 시멘트 공장이 가동을 멈출 위기에 놓여 있는 데다 생산된 시멘트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시멘트 생산량의 30%가량을 담당하는 충북 단양과 제천의 시멘트 업체들이 이날 현재 보유한 유연탄은 각각 1만∼2만t 정도로, 길어야 열흘 정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매일 필요한 유연탄을 경북 포항 등지에서 화물열차로 실어 왔는데 철도파업 이후 연료 확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시멘트 원료인 슬래그 재고도 넉넉지 않아 역시 열흘 가량 사용할 수 있는 분량만 확보돼 있다.

강원지역은 더욱 사정이 좋지 않아 유연탄 재고량이 최대 4∼5일치로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 내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료인 유연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생산라인을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내륙의 공장들은 해상 수송도 여의치 않아 여건이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평소의 30%대에 머물면서 생산된 시멘트 완성품도 건설현장으로 가지 못한 채 공장에 쌓여만 가고 있다.

특히 37회 운행하던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는 10회로 감축운행돼 하루 평균 2만2천t에 달하던 강원지역 화물열차 시멘트 수송물량이 7천여t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업체들은 철도 대신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등을 이용한 대체수송으로 5천600t을 수송했으나 나머지 1만여t은 창고로 향했다.

충북 단양·제천의 시멘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단양 한일시멘트 공장의 경우 철도로 수송되지 못한 하루 7천t 안팎의 재고가 계속 생기면서 사일로 용량 7만t 중 5만t 가까이 차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시멘트 운송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설현장에선 당장 콘크리트 타설에 필요한 시멘트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시멘트 재고 물량이 4∼5일분에 불과한 상황이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건설 관련 협회들의 연합체인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파업 중단과 물류 정상화를 촉구했다.

연합회는 "동절기를 맞아 전국 건설현장에서 막바지 공사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건설인력 및 자재 수송 지체 등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와 국가 경제를 위해 파업을 즉시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