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탈세·수백억 횡령·배임 혐의…피고발인 신분
효성 "성실히 조사받을 예정"…'조직적 불법' 지시·보고 여부 핵심

효성그룹의 비자금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석래(78) 회장에게 10일 오전 출석하라고 9일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조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10일 오전 10시 출석시켜 그룹의 횡령 및 배임, 탈세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특히 조 회장이 각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지배권을 행사하는 그룹 총수로서 조직적인 불법 행위를 지시·묵인했거나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추궁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심장 부정맥 증상 악화로 지난 5일 서울대병원 암병동 특실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 10월30일에도 고혈압과 부정맥 증세로 입원했다가 지난달 14일 퇴원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9월 말 조 회장과 일부 경영진을 탈세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효성은 1997년 외환위기 때 해외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자 이후 10여년 간 흑자를 줄이는 수법 등의 1조원대 분식회계로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외법인 명의로 거액을 빌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한 뒤 회수불능 채권으로 처리해 부실을 털어내고 해당 자금을 국내 주식거래에 쓴 의혹도 받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보유 주식을 타인 이름으로 관리하는 등 1천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운용하며 양도세를 내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을 사금고처럼 이용해 불법 대출을 받은 의혹과 함께 역외탈세, 국외재산도피, 위장계열사 내부거래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장남인 조현준(45)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8일과 29일 잇따라 소환해 수백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탈세 혐의 등을 조사했다.

조 사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자금 관리 및 의사 결정 과정에서 각종 배임 행위를 저지르는 등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초에는 차남인 조현문(44) 전 부사장(미국 변호사)을, 27일에는 이상운(61) 부회장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효성그룹 측은 "(조 회장이) 입원 중이지만, 내일 검찰에 나가 성실히 조사받을 예정"이라며 "오전 10시에 출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김계연 김동호 기자 zoo@yna.co.krtele@yna.co.kr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