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지망 한국사 선택 학생 '불리'…과탐은 지학Ⅰ·화학Ⅱ 어려워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 중 한국사와 경제, 세계사는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를 필수로 하는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 지망생들은 어떤 영역을 택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6일 공개한 '2014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한국사, 경제, 세계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등급 커트라인이었다.

너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한국사와 경제 각 64점, 세계사 66점으로 사회탐구 영역 중 최고점이 가장 높은 윤리와 사상이나 한국지리(69점)보다 3∼5점 낮았다.

똑같이 한 문제를 틀렸더라도 한국지리를 응시한 학생은 1등급이지만 한국사를 본 학생은 2등급을 받게 돼 대학에 지원할 때 불리해진 셈이다.

특히 서울대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한국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만큼 이번 결과가 상위권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를 지망하는 학생은 사회탐구에서 한국사를 포함해 두 과목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사를 택한 데 따른 유·불리는 없지만, 연세대와 고려대를 지망하는 수험생은 한국사를 선택한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등급 비율은 한국사 8.94%, 경제 8.37%, 세계사 5.79% 등으로 통상적인 비율(4% 대)보다 높았다.

생활과 윤리(8.94%), 법과 정치(9.13%)도 1등급을 받은 학생이 많았다.

출제 오류 논란을 빚은 세계지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66점, 1등급 컷은 65점이어서 문제의 문항(배점 3점)을 틀린 학생은 1등급을 받기 어렵게 됐다.

과학탐구는 지구과학Ⅰ과 화학Ⅱ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구과학Ⅰ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화학Ⅱ는 72점,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은 각 71점이었다.

1등급 비율은 대부분 영역별이 4%대로 고루 나온 가운데 생명과학Ⅱ만 두 배가량 높은 9.01%였다.

제2외국어 영역 중 올해 신설된 기초 베트남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89점에 달해 학생 간 수준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과목은 66∼71점 사이에 분포했다.

2005년 도입된 아랍어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87점으로 도입 당시 100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과목에 비해서 안정성이 떨어졌다.

이 소장은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은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백분위에 의한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만들어 활용한다"며 "조만간 공개되는 각 대학의 변환표준점수표를 반드시 참고해야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