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이라도 한번 해봐라"…"한계 인정하지 말고 열정 다하라"
“하기 싫은 일도 한번 해보세요. 나이키 광고에도 나오잖아요. JUST DO IT!”

25일 오후 2시 대구 계명대 동천관 국제세미나실. 250여명의 학생들이 피터 곽 나이키코리아 대표의 강연에 눈빛을 반짝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이하 암참)는 이날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구로 초청, 혁신캠프를 열었다. 지방대 학생들에게 외국 기업에 대한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진로 고민을 상담해주기 위해서다.

곽 대표를 비롯해 임정택 듀폰코리아 대표, 브래들리 벅월터 ADT캡스코리아 사장, 정영희 한국허벌라이프 대표이사가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인생 역경과 성공 비결을 들려줬다.

곽 대표는 나이키코리아로 부임하기 전 아리랑TV 기자와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컨설턴트로 일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기자든 컨설턴트든 의문을 가지고 연구하고 해결책을 도출한 뒤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과정은 똑같았다”며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이라도 경험을 쌓아두면 다른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나이키에 입사하려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육체가 있다면 운동선수가 될 수 있고, 정신이 있다면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회사의 강령”이라며 “실행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깊이 고민하는 인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보안업체 ADT캡스코리아의 벅월터 사장은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기술이 진보하는 것을 주목하고 미래를 내다보라”고 했다. 그는 “과거엔 국가기관만 보안업체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일반 소비자들도 한 달에 평균 70달러(약 7만5000원)만 내면 보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문인식시스템이나 인터넷 전화가 보편화된 것도 마찬가지 사례”라며 “기술 진보에 따라 어떤 분야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성을 갖춘 제품들이 나올지 예상하고 대비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임정택 듀폰코리아 대표는 “현대상선에서 8년간 근무하다 외국계 회사에 입사해보니 자기주도적인 자세가 제일 중요하더라”며 “외국계 회사는 새로운 도전과제와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말단 직원이더라도 자기 일에 주도권을 가지고 전임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한국허벌라이프 대표는 자신을 ‘대구의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촌스러운 가시내’라고 소개하며 “집안사정과 성별에 한계를 두지 말고 열정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했다.

정 대표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야간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미국 유학을 떠났다”며 “과장으로 시작해 입사 10년 만에 한국 사장 겸 필리핀 시장총괄 직책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도전정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여학생들에게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데 시간과 열정을 잘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8살에 결혼해 일 때문에 신혼여행도 미뤘고 42살에 첫 아이를 가진 나도 잘 해내고 있으니 희망을 가지라”고 격려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