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확산되는 유연근무제] 한국 인사 담당자 90% "사무직 초과근로수당 지급 합당"
한국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은 사무직에 대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이 합당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또 근로자 중 60%는 하루 근무시간 중 1시간 이상을 업무 외적인 일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좋은일터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인 IRC에 의뢰해 실시한 ‘인사담당자 및 근로자의 근무실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초과근로수당 지급이 합당하느냐’는 질문에 인사담당자 89.4%(매우 그렇다 45.4%, 그렇다 44.0%)가 합당하다고 답했다. 합당하지 않다는 대답은 10.6%에 불과했다.

이는 사무직의 업무 성격이 근로의 질보다는 양에 의해 성과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며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우 화이트칼라 중 관리직 전문직 행정직 고소득자 등에 대해선 근로의 양보다 질에 의해 업무성과가 결정된다고 여겨 법으로 초과근로수당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근무유연제 실시와 관련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64%에 달해 고용 유연성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음을 보여줬다. 유연근무제가 없다는 응답은 산업별로 제조업(75.0%), 전문 과학 기술서비스업(71.8%) 등이 높은 반면 공공행정 분야에선 8.7%에 그쳐 민간 부문보다 공공 부문이 유연근무제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외적인 일로 어느 정도 시간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60%(1~2시간 40%, 2시간 이상 20%)가 1시간 이상을 다른 일에 소비한다고 답해 근태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1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0%였다.

출근 후 업무 몰입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7%가 30분에서 1시간이라고 응답했다. 1시간 이상도 30%로 나타나 업무 몰입이 매우 더디게 이뤄짐을 알 수 있었다. 30분 이내라는 응답은 22.6%에 불과했다.

업무 몰입에 30분 이상 걸린다고 응답한 경우 그 이유를 다시 물어 본 결과 40%가 인터넷 등 개인적 일상습관을 1순위 이유로 들었다. 다음은 업무 과다로 인한 만성피로(35%)를 꼽아 초과근로가 그 다음날 정상적인 업무 몰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에서 부여할 업무를 기다리다 늦어진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초과근로 실태에 대해선 8.1%만이 초과근로를 하지 않는다고 답해 초과근로가 보편적임을 보여줬다. 나머지 91%는 초과근로를 한다고 답해 장시간 근로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근로를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업무량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0%로 가장 많았고 정시 퇴근이 어려운 조직문화, 갑작스런 상사의 지시 등도 제시됐다. 초과근로수당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적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