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불러일으킨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홍 판사는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소 자체는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홍 판사는 당시 국내외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심리가 커진 상황이었던 점, 박씨의 글로 대외신인도 추락을 우려한 기획재정부가 해명에 나선 점도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들었다.

박씨는 2008년 7월과 1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환전 업무가 중단됐다’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공문을 발송했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가 이듬해 1월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공익을 해치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박씨를 기소했지만 법원은 2009년 4월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나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이때까지 104일간 옥살이를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