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英·日·中 '지역특화 클러스터' 성공 비결은…
‘창조경제’를 성장의 화두로 제시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처음이 아니다. 영국은 1998년 ‘창조적인 영국(Creative Britain)’을, 미국은 2000년 ‘창조적인 미국(Creative America)’을 성장전략으로 각각 제시했다. 중국도 2005년 ‘문화창의산업’을 핵심 육성분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영국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BBC방송국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뮤지컬 등이 정보기술(IT)과 결합해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산업으로 영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 영국의 창조산업은 1990년대 말부터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6.4%를 담당했다. 수출의 4.3%, 고용의 7%, 기업의 7.3%가 창조산업에 기대고 있다.

영국의 창조산업 클러스터는 지역에 특화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을 중심으로 12개 지역 창조 클러스터가 발전했다. 런던은 뮤지컬, 에든버러는 축제, 던디는 비디오게임, 브리스톨은 애니메이션 등 지역별로 특화했다.

지역 클러스터의 핵심은 지역 대학이다. 던디대가 1994년 이후 20년간 교직원·학생 수 부문에서 두 배로 성장한 데는 자체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영국 정부 차원의 클러스터 전략도 영향을 줬다.

영국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규슈 남동부에 있는 미야자키현이 미야자키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야자키현은 날씨가 따뜻하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별히 발전한 산업은 없다. 밭농사와 양돈·양계가 주력이다.

미야자키대는 이 지역의 농업을 특화하기 위해 2011년 식료관리 전문 직업인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농학부’를 만들어 지역 농업법인과 일본농협(JA), 미야자키 경제연합회 등과 협력했고 지도원 강좌, 농림업법인 인턴십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짰다. 미야자키현 내 중소기업이 공동 연구를 신청하면 50만엔까지 연구비를 지원하는 ‘산·학·관 지역연계’도 시작했다.

소고기의 맛 성분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관한 연구, 농업 현장에 식물의 바이오매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연구 등이 이뤄졌다. 태양광 인력 개발과 구급의료 선진화 사업 등도 지역사회와 함께 벌여나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미야자키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유발효과를 포함해 475억엔(약 5200억원)으로 추산(미야자키대 집계)된다.

중국의 5대 경제특구 중 하나인 선전은 선전대를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가 활성화돼 있다. 선전대는 지난 5년간 과학연구 분야에 집중 투자해 지역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대규모 팀 구성, 대형 플랫폼 구축, 대형 프로젝트 수주, 대형 성과 도출, 산·학·연 협력 촉진’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선전대가 최근 5년간 수행한 과학기술 프로젝트는 2696건이다. 선전대가 독자개발해 해변 콘크리트 기반시설이 깨졌는지를 알아보는 측정 기술은 광둥성과 선전시의 실제 공사에 사용돼 1억위안 이상의 경제효과를 냈다고 선전대는 보고 있다. 2010년대 초까지 선전이 중국 도시 가운데 1인당 GDP 1위를 차지한 데는 산학협력을 주도한 선전대도 한몫했다.

다음달 6일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세션Ⅱ(지역대학, 창조경제를 견인하다)에서는 던디대, 미야자키대, 선전대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온 사례를 소개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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