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은 법정구속…허위 검안서 의사 집유

생후 27개월된 여아가 방치됐다 숨진 사실이 드러나 지난 4월 인터넷을 달궜던 일명 '지향이 사건'과 관련, 지향이의 친모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남근욱 부장판사)는 2일 뇌출혈을 입은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구속기소된 어머니 피모(2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숨진 지향이를 혼자 방에 내버려둔 혐의(아동복지법위반 등)로 불구속기소된 피씨 동거남 김모(23)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선고 직후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친모 피씨는 피해아동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방치해 목숨을 잃게 했다"며 "동거남의 경우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으나 친부가 아닌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허위로 시신검안서를 작성한 혐의(허위검안서작성 등)로 불구속기소된 의사 양모(65)씨와 이 허위검안서를 화장장에 내고 지향이 화장을 도운 혐의(허위검안서작성 등)로 불구속기소된 장의차량 운전사 김모(46)씨 등 2명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푸른색 수의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친모 피씨는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내내 고개를 떨군채 훌쩍였으며, 선고 이후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7월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로 지향이를 혼자 방에 두고 출근하는 등 제대로 보호·양육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등으로 피씨 등 4명을 기소했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