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여고생 살해 혐의로 27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진모(42·서울 송파구)씨는 "금전적으로 어려워 돈을 빼앗을 생각도 있었고 성적 호기심도 있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서울의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정비사로 일해 온 진씨는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두 자녀를 둔 가장이다.

그러나 7∼8년 전부터 경륜에 빠져 휴일인 주말마다 집 근처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경륜장을 들락거렸다.

'한 번만 터지면 된다'는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허황된 꿈을 좇다 조금씩 돈을 탕진해 2천여만원의 빚을 졌다.

급기야 3천500만원짜리 전셋집 보증금을 빼 빚을 일부 갚기도 했지만 진씨는 경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 짜리 집으로 옮겨야 했다.

아내의 잔소리는 늘어갔지만 진씨는 경륜을 끊지 못했다.

맞벌이하는 아내 수입까지 합쳐 한 달에 400여만원을 벌면서도 좀처럼 빚은 줄어들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진씨는 술을 마시고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진씨는 지난 15일 오후 10시 42분께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한 고가도로(감일2육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교 3학년 A양을 뒤따라가 흉기로 5차례 찔러 살해했다.

진씨는 자신의 끔찍한 범행에 대해 후회했으나 이미 때늦은 것이 됐다.

하남경찰서는 27일 진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