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천 모자살인 사건' 피의자의 아내이자 둘째 며느리인 김모(29)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가 최근 살해된 어머니 김모(58)씨와 장남 정모(32)씨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지목하면서 사건 해결도 급물살을 탔다. 김씨는 지난달 14∼15일 남편 정모(29)씨가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어머니 및 형의 시신을 유기할 때 동행했다.

1차 수색작업에서 시신을 찾지 못하자 김씨는 지난 23일 강원 정선까지 경찰과 동행, 어머니 김씨의 시신 유기 장소를 정확히 지목하기도 했다. 그간 묵비권을 행사로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남편 정씨도 부인이 어머니 시신 장소까지 정확히 지목하자 결국 24일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당초 김씨는 정씨가 지난달 22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될 때만해도 남편의 범행을 시인하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 또 자신 역시 시신을 유기할 당시 함께 있었지만 살해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김씨는 "이혼 얘기가 오가던 남편으로부터 화해 여행을 가자는 연락이 와 따라나섰을 뿐"이라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시신을 넣은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남편이 유기한 것 같아 경찰에 알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도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 25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김씨에게 남편과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김씨의 공범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범행 내막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김씨의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참고인 신분을 유지해 왔다.

2011년 정씨와 결혼 후 특별한 직업이 없는 김씨는 평소 범죄 관련 서적이나 살인사건을 다룬 시사프로그램을 즐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5∼7월 자신의 컴퓨터에 살인사건 등을 다룬 프로그램을 29건이나 내려받은 이유를 추궁받자 "아내의 꿈이 프로파일러다. 아내가 내려받은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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