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감찰에 앞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채 총장은 법무부 감찰에 응하지 않는 대신 조선일보를 상대로 예정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의혹 해소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채 총장은 지난 16∼17일에 이어 추석 연휴 다음날인 23일에도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처에서 칩거 중인 채 총장은 청와대에서 자신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자 총장 신분을 유지한 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총장께서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연가를 낸 상태로 이번주 초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앞서 채 총장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7일 변호인을 통해 "소송 준비를 마무리 중에 있으며 연휴가 끝나면 곧 소장을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시절 함께 근무했던 고검장 출신 변호사 등 2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는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 감찰관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출근해 기초자료 수집과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일부 인물들을 직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연휴 기간 감찰관실에서 자료수집과 함께 (의혹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법무부는 안장근 감찰관과 유일준 감찰담당관, 검사 2명, 검찰사무관 2명 등이 이번 사건을 맡고 있다.

법무부는 현재 채 총장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는 단계이고, 감찰 착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본격 감찰에 착수하려면 장관 자문기구인 '법무부 감찰위원회'를 소집해 감찰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

채 총장이 법무부 감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주 상황을 봐야 (감찰이 진행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채 총장을 둘러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어 검찰개혁안을 논의한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회의에 나올 경우 채 총장 사태를 둘러싸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채 총장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와 이 정보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청와대 전 민정수석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번주 초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김동호 기자 pdhis959@yna.co.kr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