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유씨 등친 前청와대 경호실 직원도 재판에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영수 부장검사)는 경찰 수사 도중 도망쳤다가 체포된 '함바(건설현장식당) 브로커' 유상봉(67)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유씨의 공범인 김모(43)씨와 '사기꾼'인 유씨를 상대로 사기를 친 전직 청와대 경호실 직원 박모(46)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4∼5월 박모씨에게 '신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 신축공사장과 GS칼텍스 LNG가스저장탱크 신축공사장의 함바식당 운영권을 위탁받게 해주겠다'라고 속여 10회에 걸쳐 8억7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유씨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유력인사들에게 함바 수주 등의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유씨는 1심 선고 후인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 말까지 구속집행정지로 잠시 풀려났었는데 이때를 틈타 박씨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유씨는 구속집행정지가 끝나 다시 수감된 지난해 6월에도 김씨와 함께 박씨를 속여 5천만원을 추가로 가로챘다.

유씨는 '함바식당 운영권 수주 비용에 쓴 돈이 있으니 해결해달라'며 박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이런 범행이 들통나 경찰 조사를 받다가 지난 7월 또다시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도주했다가 지난달 22일 인천에서 체포됐다.

유씨는 약 한달간 이어진 도주생활 동안 김씨 등 지인들에게 부탁해 휴대전화를 개설해 사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자신이 사기꾼이면서도 다른 사기꾼에 속아 넘어가기도 했다.

올 7월까지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했던 박씨는 지난해 4월 유씨에게 대기업 회장이나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과 친하다고 허세를 부리며 함바 운영권을 따내는 데 도움을 줄 것처럼 속여 1억2천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청와대 경호실은 박씨의 연루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곧바로 박씨를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파면 조치했다.

박씨는 파면 전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경호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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