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용 한국사 통사·단행본 경쟁 치열할듯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를 필수로 하겠다는 대입 개편안이 27일 발표되자 출판계도 들썩이고 있다.

대형 출판사라면 한국사 통사 시리즈나 단행본을 몇가지씩 만들고 있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초중고생을 겨냥한 역사책 시장에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출판계는 특히 자녀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 미리 책으로 기본소양을 익히게 하겠다는 학부모들이 온오프라인 서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인기만화가 이우일씨의 그림을 곁들여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라는 통사 시리즈를 출간하기 시작해 올해 9권까지 내놓은 출판사 사회평론은 "청소년 역사출판 시장이 커지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시리즈를 내기도 하는 사회평론 측은 '용선생…' 이 지금까지 30만부 정도 팔렸지만 앞으로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동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사책은 5권짜리 '한국사편지'(책과함께) 5권세트로 2001년 초판 이후 지금까지 300만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단행본 시장에도 경쟁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 사회과목 전체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단행본도 덩달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출판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가 쉽다'는 초등학교 중∼고학년용책 4권을 출간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은 비룡소는 "아동 청소년 출판시장이 상당히 침체한 상황이어서 한국사 수능 필수화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창비어린이는 내달께 유물과 유적을 중심으로 문화권의 교류를 다룬 청소년용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이다.

창비 관계자는 "고인돌을 통해 세계 거석문화의 발자취를 밟는 등 한국사와 세계사를 접목한 크로스오버 성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계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한국인이라면 한국사 통사책은 한 종류 쯤은 읽어야 된다는 분위기는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로 부모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자녀에게 한국사책을 읽히는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아동 출판시장이 20% 이상 쪼그라들었다"며 "학부모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자녀의 공부와 관련된 책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번 한국사 필수가 어느 정도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