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허병익씨 대질조사 안해…구속영장 청구 검토

CJ그룹 측에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이 1일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2006년 7월께 CJ그룹으로부터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전 전 청장의 측근 등에 따르면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CJ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 전 청장과 허병익 전 차장의 대질 조사를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2006년 하반기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납세 업무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0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로 허 전 차장을 지난달 27일 구속했다.

검찰은 허씨의 조사 과정에서 전 전 청장의 수뢰 혐의를 포착했으며 이재현(구속기소) CJ 회장이 당시 허씨를 통해 전 전 청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씨는 CJ측에서 받은 돈 30만 달러는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고 전 전 청장 사무실 책상에 갖다 뒀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 전 청장은 금품 수수 경위 및 명목과 관련,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청장은 수수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검찰에 냈으며 "세무조사 무마나 감세 등 구체적인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청장 취임과 관련한 인사치레로 생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을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일단 귀가시킨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송진원 김동호 기자 san@yna.co.kr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