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봐주기' 가능성…MB 대선자금 의혹도 불거져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정황을 포착한 검찰이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구속한 데 이어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조만간 전 전 청장을 소환해 그룹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와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그룹 측이 2007년을 전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전 정권 관련 대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군표 전 청장 소환 초읽기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전 전 청장을 출국금지하고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이 앞서 구속된 허 전 차장을 통해 그룹 측으로부터 대가성이 있는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허 전 차장은 2006년 하반기 그룹 측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30만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 등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로 지난 27일 구속됐다.

검찰은 전 전 청장에게 허 전 차장으로부터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등을 캐물어 ‘배달 사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실제 전 전 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예전에도 내가 비슷한 일을 한번 겪지 않았느냐. 30만달러와 시계를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청장은 2007년 11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2008년 12월 대법원에서 3년6월의 징역형을 확정받고 만기복역했다.

○‘봐주기’ 확인…게이트로 번지나

검찰이 전 전 청장으로까지 수사망을 확대하는 이유는 그룹 측 로비가 세무조사 ‘봐주기’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앞서 2006년 이재현 회장의 주식을 조사한 국세청은 CJ그룹이 356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세금을 한푼도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8년 CJ그룹 직원의 청부 살인 의혹 사건으로 수천억원대 차명 자산 보유 사실이 알려지자 또다시 세무조사에 나섰지만 그룹 측이 1700억원의 세금을 자진 납부하자 검찰에 별도로 고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당시 CJ 측의 대책회의 내용이 담긴 ‘세무조사 대응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건에는 국세청 본청과 서울지방국세청 고위 간부들의 출신 지역·학교·경력 및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수사가 확대되면서 정관계 로비 등 대형 게이트급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하면서 그룹 측이 2007년을 전후해 이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상대로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조사했으나 이 회장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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