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탈세·2008년 세무조사 관련 로비 정황…허병익씨 소환조사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구속된 허병익(59) 전 국세청 차장을 28일 오후 불러 추가 조사를 했다.

허 전 차장은 전날 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은 허씨를 상대로 CJ 측에서 뇌물을 받은 명목과 금품이 오간 경위 등에 관해 추궁했다.

허씨는 2006년 하반기께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납세 업무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재현(구속기소) CJ 회장이 2006년 7월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의 취임을 전후해 허씨를 통해 전 전 청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전 차장은 이 과정에서 미화를 최종 전달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챙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지만 허씨 측은 전 전 청장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2006년 이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3천560억원의 세금 탈루 정황을 확인했지만 한 푼도 세금을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CJ측의 로비가 작용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만간 전 전 청장을 상대로 CJ그룹의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 전 전 청장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 회장과 신동기(구속기소)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허씨 등과 만났고 '4자 회동' 자리에서 CJ 측이 전 전 청장과 허씨에게 까르띠에, 프랭크 뮬러 시계를 각각 건넸다는 허씨의 주장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허씨가 2007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업무를 총괄하는 조사국장에 이어 2009년 차장, 청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한 만큼 추가 수뢰 혐의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2008년 국세청이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세무조사할 때 CJ측이 이모 부사장을 통해 국세청에 "검찰 고발은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세청은 CJ가 자진 납세하자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수사에서 CJ그룹이 2007년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차관급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정황이 사실과 부합해도 정치자금법 위반죄 공소시효(5년)가 이미 지나 처벌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은 CJ그룹이 전직 국세청장이나 차장 이외의 사회 유력 인사 등 정관계를 대상으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정황을 추적 중이다.

앞서 CJ그룹은 2008년 거액의 차명 의심 재산과 비자금 의혹이 전직 직원의 비리 수사 과정에서 불거져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약 1천700억원의 세금을 자진 납부했다.

2009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상대로 CJ그룹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을 조사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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