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종학 PD 유서에 "수사 억지로 꿰맞춰…억울하이"…강압수사 의혹에 펄쩍 뛰는 검찰 "적법절차 준수"
경기도 분당의 한 원룸텔에서 지난 23일 숨진 김종학 PD(사진)가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검찰 수사 행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 PD는 25일 주요 내용이 공개된 자필유서에서 자신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김모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자네의 공명심에…”, “억지로 꿰맞춰”, “억울하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또 자신을 변호한 변호사에게는 “꼭 진실을 밝혀 달라”고 부탁했다.

고인은 사업 실패와 생활고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신이 마지막으로 연출한 SBS 드라마 ‘신의’의 흥행 실패로 투자자와 출연배우로부터 고소당해 경찰과 검찰에서 잇따라 조사를 받았다. 자살한 23일에는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다. 앞서 16일 오전부터 하루종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인 17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귀가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는 전혀 강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과 관련, “고인이 귀가할 때까지 변호사가 조사 전 과정에 입회했고 세 차례 휴식시간을 가졌으며 저녁 식사도 외부에서 했다. 변호인과 본인의 항의나 적법 절차 시비도 전혀 없었고 유족이 이의를 밝혀온 바도 없다”고 말했다.

‘꿰맞추기’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단서가 있어서 내사한 다음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진정서가 접수됐다”며 “계속 수사를 하다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돼 소환조사 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