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감지 적외선 장비 없어…"있었으면 사망 사고 막았을 수도"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당시 중국 여고생을 치여 숨지게 한 소방 구조차량에는 열감지 적외선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화재진압 과정에서 중국인 여학생 예멍위안(葉夢圓·16)을 치여 숨지게 한 소방 구조차량은 연방 법률에 따라 갖춰야 할 적외선 감지기가 없다고 소방당국은 인정했다.

다른 공항 구조차량은 이 장비를 갖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비는 바닥에 있는 특정 사물에서 열기를 측정하거나 불에 탄 잔해 속에서 남아있는 남은 불 등을 파악할 때 쓰는 장비이다.

특히 안개, 연기 또는 잔해 등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졌을 때 유용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항공기 사고 관련 구조 차량에는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2009년 적외선 카메라와 함께 이 장비를 갖추도록 권고했으며 2011년에는 전방 적외선 감지장비를 반드시 갖추도록 했다.

조앤 해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은 공항 내 일부 구조차량이 이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나 이 장비가 중국 여학생의 희생을 막는데 핵심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데일 카네스 소방부국장도 "이 시스템이 여학생의 죽음을 막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이는 전적으로 추측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FAA 항공안전 전문가 출신으로 현재 컨설팅업무를 하는 벤 카스텔라노는 이 시스템은 인명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고안된 장비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고 때 사람들이 생존해 있을 경우 소방 진압액이 열기를 빼앗아가더라도 여전히 열기를 발산한다"며 "이를 이용해 생존자를 파악하는 것이 이 장비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