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자신의 차명주식 공매대금으로 세금을 추징금보다 먼저 내게 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이승택 부장판사) 5일 김 전 회장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배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 먼저 내게 해달라고 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240억여원은 공매로 발생한 세금”이라며 “공매 대금이 납부된 시점보다 나중에 확정된 세금이어서 대금 배분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구 국세징수법에 따라 공매가 이뤄지면 대금이 완납되기 이전에 발생한 국세나 가산금, 지방세만이 대금의 분배 대상이 된다. 김 전 회장의 경우 공매대금은 지난해 9월 13일 완납됐지만 양도소득세와 증건거래세액은 10여일 뒤에 확정됐다. 따라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이 사건 공매대금으로 갚을 수 없다는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의 분식 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2006년 징역 8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천200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추징금을 제대로 내지 않자 검찰은 베스트리드리미티드(구 대우개발) 차명 주식 776만여주를 찾아내 지난해 9월 캠코를 통해 공매했다. 캠코는 매각대금 923억원 중 835억원을 추징금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는 김 전 회장이 갚을 세금이 남아있는 반포세무서 등에 보내기로 했다. 그러자 김 전 회장은 “형벌로 받은 추징금은 공과금이라 연체료가 없지만 국세는 체납하면 돈을 더 내야한다”며 공매대금을 추징금보다 세금에 먼저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