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구성된 전문가협의체가 국회 권고안 제출을 눈앞에 두고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8일까지 40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권고안을 내게 돼 있지만 현재로서는 통일된 결론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협의체 활동 종료 이후의 송전탑 사태 전개가 다시 안갯속에 휩싸이게 됐다.

공사를 재개하려는 한전 측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대책위 측이 극한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고리원전에서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90.5㎞에 송전탑을 건설하는 밀양 송전선로 공사는 지난 5월 20일 재개됐다가 전문가협의체가 발족되면서 지난달 5일 중단된 상태다.

반대 대책위 측 추천위원인 하승수 변호사는 5일 "애초 국회에서 구성한 취지에 맞지 않게 협의체가 운영됐다.

한전 측 추천위원들이 최소한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내야 하는데, 한전 측 보고서를 100% 베껴냈다"며 "이는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를 모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반대 대책위 측 추천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한 뒤 협의체 6차 회의에 참석해 한전 측 추천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반대 대책위 측 추천위원들은 한전 측 추천위원들이 '대구·경북지역의 전압 저하 현상이 우려된다거나 현재의 계통으로 신고리 3호기를 운전할 경우 모의실험 결과 고리-신양산 변전소간 송전선로가 상시 중부하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등 한전과 전력거래소 측 자료를 그대로 옮겨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양측 추천위원 간에는 지난 2일 5차 회의에서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놓고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협의체는 주민반대대책위 추천 3인, 한전 추천 3인, 여당 추천 1인, 야당 추천 1인, 여야 합의 추천 위원장 1인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반대 대책위 측 추천위원들은 지금까지 검토한 내용을 독자적으로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회 산업위는 오는 11일께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전문가협의체의 권고안을 구두로 보고받을 예정이다.

산업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전문가협의체가 파행이 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통일된 결론 도출은 진작 예상했던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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