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 절감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조명시설을 끈 대전시청 주차장이 아베크족의 데이트장소로 전락했다.

25일 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지하주차장 조명시설을 대폭 줄이고, 승강기 운행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날 지하 1, 2층의 주차장 전체 1천830개 조명시설 가운데 80%를 소등했다.

문제는 대부분 조명시설이 꺼진 지하주차장이 너무 어두워 예상치 못한 민원이 빗발쳤다.

공무원들은 지하주차장에서 민망스러운 모습을 목격한 사실을 삼삼오오 모여 나눴고, 한 공무원은 주차된 차 안에서 남녀가 알몸으로 있는 걸 봤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지하주차장은 평소보다 많이 어두워 극장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한 커플이 구석에 주차된 차량 뒷좌석에 앉아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까지 목격할 수 있었다.

선팅을 짙게 한 차량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구석에 주차한 차량은 선팅을 하지 않아도 실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대전시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시는 당장 26일부터 지하주차장 조명시설을 10% 확대하고, 하루 두 차례 돌던 순찰을 네 차례로 늘린다고 밝혔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오늘 평소보다 많은 조명시설을 껐는데 예상보다 많이 어두웠다"며 "직원들 반응을 듣고 당장 내일부터 지하주차장 조명시설을 밝게 하고 순찰을 강화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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