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행적 재구성…클럽→택시→모텔→원룸→저수지

대구 실종 여대생 살인범이 사건 발생 1주일만에 검거됐다.

범인은 사건 발생 이후에도 피해여성과 만났던 클럽을 수 차례 드나들며 유흥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경찰서는 1일 실종 여대생 남모(22)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조모(24)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조씨의 범행 행적을 살펴보면, 지난달 25일 오전 1시께 조씨는 일행 1명과 대구 중구 클럽에 들러 술을 마시고 있는 피해여성을 발견했다.

숨진 남씨는 이날 오전 0시 15분께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일행 2명과 함께 이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조씨는 남씨 일행에게 접근해 합석한 뒤 맥주와 칵테일 등을 나눠 마셨다.

오전 4시 20분께 근처 삼덕소방서 앞으로 남씨 일행 2명은 술에 취한 남씨를 먼저 택시 뒷좌석에 태워 보냈다.

뒤따라온 조씨는 재빨리 택시를 잡아 탄 뒤 수성구 방면으로 향하던 남씨의 택시를 뒤쫓았다.

오전 4시 40분께 수성구 한 네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남씨의 택시로 갈아탔다.

그는 택시 기사에게 "여성의 남자 친구다.

경북대 북문 방향으로 이동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씨는 택시에서 내린 뒤 비틀거리는 남씨를 이끌고 산격동 모텔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빈방을 구하지 못하자 오전 5시 30분께 자신의 원룸 방으로 이동했다.

이후 조씨는 성폭행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남씨를 손으로 마구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조씨는 남씨의 소지품과 피묻은 이불을 쓰레기봉투에 싸 집 앞에 버렸고 시신은 집 안 화장실에 방치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술 먹은 남씨를 부축해 원룸으로 들어가다 넘어져 남씨가 피를 흘리며 다치자 신고할까 봐 손으로 목을 조르고 마구 때렸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이날 오후 5시 45분께 이불에 싼 남씨 시신을 렌터카에 실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다음날 오전 3시 47분께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에 버렸다.

경찰은 사건 발생 1주일 뒤인 1일 오전 3시 30분께 남씨와 만났던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는 1차조사를 받은 뒤 대구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고, 오후 5시 20분께 대구 중부경찰서로 옮겨져 2차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조씨는 "피해여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묻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미안해요"라는 말만 짤막하게 남겼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